민주노총은 오늘 총파업을 진행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자본의 배를 채우기 위해서 노동자들을 끊임없이 쥐어짜기 때문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놓고, 사업주 마음대로 장시간 노동을 시키고,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탄력근로제 확대를 합의했다.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노동자들의 파업할 권리를 침해하고, 노동조합 자체를 없애려고 법을 개악하겠다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상여금과 수당을 합쳐서 지급할 수 있도록 법을 고친 것도 모자라 추가로 법을 개악하겠다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줄을 쥐고 있는 자들과 정부가 결탁하여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이러니 노동자들은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

대구지역 노동•시민사회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앞서 무기한 파업을 벌이고 있는 대구교육청 소속 초등학교 돌봄전담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비정규직 1,100만 시대라고 한다. 그만큼 안정된 일자리와 안정된 삶은 후퇴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노동자들은 먹고 살기 위해,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밤낮 없이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이 정부와 자본이 추진하는 저임금·장시간 노동의 결과이기도 하다. 전담 돌봄 노동자들은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들을 오후 시간동안 돌봐주며 안전하게 지켜주는 역할을 해 왔다. 부모가 모두 고단한 노동을 수행하느라 아이들을 돌봐줄 수 없는 공백을 돌봄 전담 노동자들이 메워 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대구지역 초등학교 돌봄 전담 노동자들이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 이유도 명확하다.

한 명의 돌봄 전담 노동자가 감당해야 하는 학생들이 무려 50~80명이나 된다.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기 전까지 이것저것 일반 업무를 처리하고, 매일 같이 50~80명의 학생들을 돌봐야 하니 몸과 마음이 성할 수 없다. 한 명의 학생을 매일같이 돌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렇게 많은 학생들을 돌본다는 것은 노동자에게도 학생에게도 불행이다.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에는 1명의 돌봄 노동자가 20명 이내의 학생들을 돌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타 지역에서는 한 명의 돌봄 전담 노동자가 맡고 있는 학생들은 20명 이내이고, 8시간의 노동시간 동안 돌봄 이외의 업무도 여유 있게 처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대구교육청만 6시간 동안 일반 업무와 돌봄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런 불합리한 노동조건에도 불구하고 대구교육청이 스스로 개선해 줄 것을 믿으며 5년 동안 참아왔다. 그러나 더 이상 참다가는 몸과 마음이 병들 뿐만 아니라 돌봄 노동의 질이 떨어져 학생들에게도 미안한 상황이 올 수밖에 없기에 무기한 파업투쟁에 나선 것이다. 대구교육청과 강은희 교육감에게 묻고 싶다. 돌봄 전담 노동자 1명이 20명의 학생들을 돌보고 8시간의 여유 있는 노동시간 보장을 통해 노동 강도를 줄이는 것이 왜 대구에서만 불가능한가? 법과 규칙을 지켜야 할 교육청이 왜 시행규칙을 위반하면서까지 이 노동자들의 처지를 외면하는가? 대구교육청은 당장 돌봄 전담 노동자들에 대한 반인권적이고 반교육적이며 반노동적인 돌봄 운영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적어도 타 지역 수준의 처우를 보장하라.

비용과 효율을 들이밀거나 방과 후 특강을 핑계로 학생들을 경쟁의 틀 속에 가두고 돌봄 전담 노동자에게 더 큰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 초등학생에게 조차 스카이캐슬같은 교육을 강제하는 것은 방과 후 돌봄의 취지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미래마저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법이 보장하는 적정 인원의 학생들과 돌봄 전담 노동자가 함께 희망 찬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대구교육청의 전향적인 자세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돌봄 노동자가 안전해야 학생들의 안전도 보장된다. 만약 이번 파업에도 불구하고 대구교육청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대구지역 노동•시민사회가 나서서 대구교육청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며 투쟁에 연대할 것임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