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보] 110년 홍등 끄는 자갈마당 ‘문화·전시 명소’ 새 빛 켠다
 글쓴이 : 인권센터 (19-10-07 16:14 / hit :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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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 사진 중 일부 상단 첨부

미아리 텍사스촌, 용주골 등과 함께 한 세기를 홍등가의 대표적 장소로 거론된 대구의 자갈마당이 어두운 역사를 뒤로 한 채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대구의 마지막 남은 ‘레드존’(청소년 출입 금지 구역)이자 뒷골목 유흥가의 대명사격이었던 자갈마당. 110년 만에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지고 새로운 주거공간, 문화 콘텐츠를 입고 180도 탈바꿈할 예정이다.

기해년(己亥年) 새해를 맞아 이제 사라지는 자갈마당에 얽힌 애환과 지난 110년의 역사를 딛고 앞으로 변해갈 모습에 대해 살펴본다.

◆일제시대 유곽에서 시작

자갈마당이 지금의 이름을 갖기까지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06년 일본이 만든 공창가에서 시작됐음을 살펴볼 수 있다. 1894년 청일전쟁 이후 일본군 통신사가 주둔한 곳이 현재의 중구 도원동 일대다. 당시 일본은 전국 각지에 거류 민회를 조직하고 거류지마다 공창가를 세웠다. 대구에는 현 자갈마당 일대를 유곽으로 지정했다.

논문 ‘성매매 집결지의 장소성에 대한 여성주의적 연구 : 대구 ‘자갈마당’을 중심으로’(저자 신진영ㆍ2016)에 따르면 당시 일본이 만든 유곽의 정식 명칭은 ‘야에가키초’로 자갈마당의 전신이다.

자갈마당의 명칭에는 여러 설이 전해진다. 대구여성회에 따르면 이곳이 대구천이 흐르던 곳으로 하천 부지였기 때문에 이 일대 자갈이 널려 있었기 때문이란 설과 저지대인 도원동에 자갈을 깔면서 자갈마당이라 불렸다는 설도 있다. 성매매 여성들이 밤사이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포주들이 소리 나는 자갈을 깔아서라는 당시 성매매 여성들의 처우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유래까지 전해지고 있다.

자갈마당은 대구 읍성철거 과정에서 나온 토사를 사용해 북문 방면의 저습지인 도원동을 매립해 세우자는 계획이 이루어졌다. 유곽지는 거류민단이 직접 토지를 매수해 개발하고 분양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1909년 11월3일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자갈마당은 해방 이후 1946년 미군정 법령에 의해 공창가(사창 포함)에서 몸을 팔던 여성들이 업주들에게서 풀려나고 인신매매가 금지되면서 운영 변화가 찾아왔다.

또 한국전쟁이 터져 사람이 대구로 밀려들고 미군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사창가가 늘어나면서 자갈마당은 대구역 인근까지 범위를 넓히기도 했다.

1962년에는 자갈마당이 특수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성매매 여성을 선도 보호하는 부녀복지원이 문을 열었고 성병을 관리하기 위한 도원동 검진소(현재 중구보건소)도 생겼다.자갈마당의 호황기는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되기 직전까지 이어졌다.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되기 직전 자갈마당 내 거주하는 성매매 여성은 426명에 달했지만 법 시행 이후 70여 명으로 줄었다.

2016년 3월 헌법재판소가 자발적 성매매 여성에 대한 처벌이 합헌이라고 결정하고 자치단체 등의 성매매 단속과 처벌을 더욱 강화되면서 사실상 이름만 유지해오고 있었다.

이처럼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자갈마당은 2018년 12월을 기점으로 완전히 폐쇄됐다.

◆지역 유일 레드존 자갈마당의 폐쇄

레드존은 윤락가나 유흥가, 숙박업소 밀집지역 등 청소년의 범죄ㆍ비행ㆍ탈선 위험이 있는 유해환경에 청소년의 접근과 출입을 막고자 지정한 구역이다. 대구에는 1999년부터 ‘자갈마당’ 주변(중구 도원동)이 레드존으로 지정됐으며 지금까지 대구에서 유일한 레드존이었다.

자갈마당의 폐쇄는 레드존의 소멸을 의미하기도 한다.

중구청의 ‘현재 대구 성매매 집결지(자갈마당) 내 영업 중인 성매매업소의 단속실태와 효과’ 자료에 따르면 자갈마당은 2016년 12월 말 35개 업소 110명의 종사자가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20개 업소 70여 명 정도가 영업 중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자갈마당의 폐쇄는 2016년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해 2016년 9월 중구청, 대구시, 대구지방경찰청, 중부경찰서, 교육청 등 기관이 합쳐 ‘도원동 도심부적격시설 정비추진단(TF)’이 구성됐다.

2017년 8월 성매매집결지 주변 4곳에 방범용 CCTV가 설치됐고 같은해 10월 자갈마당 아트스페이스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성매매집결지 현장지원사업으로 점차 폐쇄 수순을 밟아왔다. 이 외에도 도원동 일원 보행로 디자인 개선사업, 부설주차장 용도변경 위반건축물 행정처분 등을 진행해 자갈마당의 흔적을 지워갔다.

대구시는 자갈마당 개발과 관련해 민영개발과 공공개발 두 가지 방안을 두고 추진해왔다. 민영개발 추진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대구도시공사를 통해 ‘타당성조사 및 개발계획 수립’ 용역을 시행하기도 했다. 어떤 방향으로 추진이 진행되던 올해는 자갈마당 폐쇄 및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한 것.

이와 관련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2018년 자갈마당 민영개발이 무산됨에 따라 2019년 공영개발을 곧바로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며 “자갈마당을 폐쇄하겠다는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도시 정체성을 회복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문화콘텐츠 연계 및 새 주거공간 변모

지난해 자갈마당을 문화적 공간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조성된 것 중 하나인 자갈마당 아트스페이스. 내년 3월까지 전시가 예정돼있다.
자갈마당은 앞으로 새로운 주거환경과 문화가 융합된 공간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특히 인근 대구문화예술발전소, 북성로 공구 골목 등의 테마와 연계한 문화창조 공간으로서 자갈마당 역시 한 몫을 담당하게 된다.

대구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은 지난해 10월18일 국내 최초로 도심 내 성매매 집결지에 전문 전시공간 ‘자갈마당 아트스페이스’를 개관했다. 자갈마당 중심부에 성매매 장소의 특수성이 남아있는 1층의 유리방과 3층의 작은 방 등은 과거 상태로 그대로 보존하고 일부를 작품 설치가 가능한 전시공간으로 만들었다. 자갈마당의 어두운 과거를 딛고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것이다.

오는 3월까지 문화예술 전시가 예정돼 있다. 지역민의 문화 여가 및 문화예술 참여 거점 공간으로서 주변 문화시설인 대구예술발전소와도 연계해 복합문화예술벨트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시는 민간개발과 공공개발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 현재 민간개발을 추진하는 건설업체는 자갈마당 일대 토지의 90% 이상 매입 동의를 받은 상태다. 토지수용률 95%를 넘기지 못하면 주상복합단지 개발 사업이 무산되기 때문에 대구시 주도의 공공개발이 이뤄질 예정이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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