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박정희(거리의 춤꾼, 민주당 대구북구갑지역위원장)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엄청난 굿뉴스였다. 특히나 내겐 충격으로 다가왔다. 누가 머리를 ‘탁’ 친 듯 번뜩하는 깨달음이었다.

미세한 사실까지 끝까지 묘사한 끔찍한 5.18의 현장과 화자의 다변화로 역사의 진실을 그대로 보았고 막연하게 알았던 5.18을 현실로 자각하게 해주었다.

나는 터지는 피도 되어보고 구데기도 되어본다.

총알이 관통하는 고통도 같이 느끼고

뺨 맞는 수치와 송곳이 내 살을 뚫는 극악한 순간의 고통이 살아 숨 쉰다.

아직도 고문의 후유증과 공포의 그 날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으며 아물 수도, 지울 수도 없는 그 순간을 나도 경험하였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순간 마음이 아니 속이 불편했다.

나라면 어땠을까?

너는 광주였고 나는 그곳이 아니었다.

해방 이후 한 세대가 지났지만 친일세력과 반공 이데올로기, 신군부독재 앞에 희생된 이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과거사 진실 규명과 죄와 벌을 분명히 해야 한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수천, 아니 수만, 아니 헤아릴 수 없는 피해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나는 산 자와 죽은 자의 슬픈 영혼을 달래기 위한 춤을 추고 있다.

슬픔을 숨기고 싶지 않기에 내 춤은 늘 눈물의 바다가 되곤 한다.

울 수 있는 때에 울게 하고 회한의 순간을 함께 한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거리의 춤꾼으로 살아온 지난 20여 년의 시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나 자신을 당당하게 자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깨닫게 하였다.

춤이 너가 내가 될 수 있게 해주었다.

내가 진혼무를 하면서 어느 누구(무용계)도 돌아보지 않고 인정도 하지 않았던 혼자만의 외로운 절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되었다.

또 다른 성격이지만 살아가는 자들을 위로하는

우리 ‘춤신춤왕’이 여성의 날, 인권센터의 행사마다 또 군중이 필요로 할 때 춤으로, 저마다 몸의 언어로 손잡아줄 이들에게 다가가고 있었음을 깊게 깨달았다.

우리는 점점 당당해지고 우리를 더욱 자랑스럽게 만들어주었다.

나는 앞으로 더욱 정성을 다해 춤을 출 것이다.

우리들의 ‘춤신춤왕’은 더욱 신명 나게 우리의 길을 만들어 갈 것이다.

25. 11. 18. 춤신춤왕 流衍 박정희